퇴직 그 이후/과학

식물도 기억한다?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가 밝힌 놀라운 생존 전략

이목집 2026. 7. 21. 00:15

식물과학 · 생명과학 · 과학 교양서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

곽준명 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25일

식물은 정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일까요? 우리는 식물을 움직이지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수동적인 생명체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햇빛과 물을 받아 조용히 자라는 존재, 자연 풍경을 채우는 배경 정도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식물과학이 보여주는 세계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역동적입니다. 식물은 빛과 온도, 중력, 수분, 해충과 병원균의 공격을 감지합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 방향을 바꾸고, 위험을 경험한 뒤에는 다음 위험에 더 빠르게 대응하기도 합니다.

곽준명 저자의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 어떻게 환경을 읽고, 행동하고, 기억하며 살아남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식물과학 교양서입니다.

식물에게 인간과 같은 뇌나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식물은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며, 환경에 맞춰 반응을 바꾸는 정교한 생명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내용 한눈에 보기

핵심 주제 식물의 반응 우리에게 주는 의미
감각 빛, 중력, 온도, 수분, 접촉 등을 감지합니다. 뇌가 없어도 환경 정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행동 뿌리와 줄기의 성장 방향, 잎의 각도를 바꿉니다. 식물의 성장은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반응입니다.
기억 가뭄, 추위, 병원균 등의 경험을 세포 수준에 남깁니다. 과거 경험이 이후의 대응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통 화학 신호와 뿌리 주변의 상호작용을 활용합니다. 식물은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생태계의 구성원입니다.

첫 번째, 식물은 정말 느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인간의 감각과 식물의 감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식물이 인간처럼 보고 듣고 아픔을 느낀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신중해야 합니다. 식물에는 사람이나 동물처럼 뇌와 중추신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식물이 외부 자극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식물은 빛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파악하고, 낮과 밤의 길이 변화를 통해 계절을 읽습니다. 뿌리는 중력의 방향과 토양의 수분 상태를 감지해 성장 방향을 조절합니다.

잎이 해충의 공격을 받으면 방어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단순히 공격당한 뒤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대응 체계를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핵심 포인트
식물의 ‘느낌’은 인간의 감정이라기보다 빛, 온도, 접촉, 화학물질 등의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생물학적 능력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두 번째,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느리게 움직인다

우리는 대개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로 움직여야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식물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릅니다.

덩굴식물은 주변을 탐색하며 감을 수 있는 지지대를 찾아갑니다. 뿌리는 수분과 영양분이 많은 곳으로 성장하고, 줄기와 잎은 햇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합니다. 일부 식물은 접촉을 감지하면 잎을 접거나 포획 구조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근육을 이용한 동물의 이동과는 다릅니다. 식물은 세포의 성장과 수분 압력, 화학 신호 등을 이용해 몸의 형태와 방향을 바꿉니다.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이 아니라, 우리가 알아채기 어려운 속도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입니다.

세 번째, 식물도 경험을 기억한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주제는 식물의 기억입니다. 식물에게 기억이 있다는 말은 과거의 사건을 머릿속으로 떠올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가뭄이나 추위, 염분, 병원균의 공격을 경험한 식물은 세포와 유전자 발현 체계에 변화가 남을 수 있습니다. 이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처음보다 빠르거나 강한 방어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흔히 스트레스 메모리(Stress Memory)라고 부릅니다. 식물은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물을 아껴 쓰거나 방어 관련 유전자를 빠르게 활성화하며 생존 가능성을 높입니다.

사람의 기억과 식물의 기억은 어떻게 다를까?

사람의 기억은 신경계와 뇌의 작용을 중심으로 설명됩니다. 식물의 기억은 세포 상태, 단백질, 호르몬 신호,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적 변화 등을 통해 설명됩니다.

네 번째, 식물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방법

식물은 고립된 존재가 아닙니다. 주변 식물과 곤충, 균류, 미생물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합니다.

잎이 초식곤충의 공격을 받으면 일부 식물은 공기 중에 휘발성 화학물질을 내보냅니다. 이 물질을 감지한 주변 식물이 방어 물질 생산을 준비하는 사례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땅속에서도 복잡한 관계가 이어집니다. 식물의 뿌리는 균류와 공생하며 물과 무기질을 얻고, 균류는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소화합물을 공급받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식물의 생존과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만 식물의 모든 화학적 반응을 인간의 ‘대화’나 ‘우정’처럼 표현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비유는 이해를 돕지만, 식물의 생물학적 반응을 지나치게 인간화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한 식물과 과학이 보여주는 식물

익숙한 생각 식물과학의 관찰
식물은 가만히 있습니다. 성장 방향과 잎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조절합니다.
식물은 주변을 모릅니다. 빛, 온도, 수분, 중력과 화학 신호를 감지합니다.
식물은 경험을 남기지 못합니다. 일부 스트레스 경험이 이후 반응에 영향을 줍니다.
식물은 혼자 살아갑니다. 곤충, 미생물, 균류, 주변 식물과 상호작용합니다.

다섯 번째, 작고 여린 잎이 가진 생존 전략

식물은 위험이 생겼을 때 다른 곳으로 달아날 수 없습니다. 바로 그 한계 때문에 더욱 정교한 생존 전략을 발전시켰습니다.

추위가 오면 세포가 얼어 손상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물질을 만들고, 물이 부족하면 기공을 닫아 수분 손실을 줄입니다. 병원균이 침입하면 감염 부위 주변의 세포를 희생해 확산을 막기도 합니다.

식물의 강인함은 단단한 껍질이나 빠른 움직임에만 있지 않습니다. 환경의 작은 변화를 감지하고, 필요한 자원을 배분하며, 손실을 감수하면서 전체 생존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보게 되는 식물의 능력

  • 빛과 중력의 방향을 구분하는 능력
  • 토양 속 물과 영양분을 찾아가는 능력
  • 해충과 병원균의 공격에 대응하는 능력
  • 가뭄과 추위의 경험을 다음 반응에 활용하는 능력
  • 화학 신호를 통해 주변 생물과 상호작용하는 능력
  • 손상된 일부를 포기해 전체 생존을 지키는 능력

여섯 번째, 이 책을 읽으며 주의할 점

식물의 감각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식물을 인간과 똑같은 감정과 의식을 지닌 존재로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식물이 위험을 감지하고 과거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과, 식물이 인간처럼 두려워하거나 행복해한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과학적인 설명과 감성적인 비유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식물을 신비화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세포와 유전자, 호르몬과 신호전달이라는 과학적 언어를 통해 식물의 생존 능력을 설명한다는 데 있습니다.

읽을 때 기억할 점
식물이 놀랍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인간의 감정이나 지능을 그대로 대입하기보다, 식물만의 독특한 생존 방식에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곱 번째,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식물과 자연을 좋아하지만 전문 지식은 많지 않은 분
  • 생명과학과 식물과학을 쉽게 접하고 싶은 분
  • 자연 다큐멘터리와 과학 교양서를 즐겨 읽는 분
  • 식물의 감각과 기억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한 분
  • 아이와 함께 자연과 생명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 분
  • 평범한 일상 속 생명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싶은 분

읽고 나서 달라지는 식물을 보는 시선

우리는 식물을 자주 배경으로만 바라봅니다. 길가의 풀이나 창가의 화분, 산과 들의 나무를 보면서도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감지와 선택, 조절이 일어나는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작은 잎 하나도 이전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식물은 달아날 수 없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더 세밀하게 읽어야 했고,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했습니다.

약해 보이는 식물이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힘으로 환경을 제압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환경의 변화를 읽고, 자신을 조절하며, 때로는 기다리고 때로는 일부를 포기하는 전략을 축적했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는 식물에 관한 신기한 사례를 모아 놓은 책을 넘어, 우리가 생명과 지능을 판단해 온 기준을 되돌아보게 하는 과학 교양서입니다.

한줄평

침묵 속에서도 환경을 읽고 경험을 남기는 식물의 놀라운 생존 과학

자주 묻는 질문

Q1. 식물도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나요?

식물이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식물의 감지는 생존을 위한 생리적·분자적 반응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

Q2. 식물에게 정말 기억이 있나요?

일부 식물은 가뭄, 추위, 병원균과 같은 스트레스 경험 이후 비슷한 상황에 더 빠르게 대응합니다. 다만 이는 뇌에 저장되는 인간의 기억이 아니라 세포와 유전자 발현 변화로 남는 생물학적 기억입니다.

Q3. 식물끼리 서로 대화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식물은 휘발성 화학물질이나 뿌리 주변의 신호를 통해 다른 생물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인간의 언어와 같은 의식적인 대화라고 보기보다는 화학적 정보 전달로 이해해야 합니다.

Q4. 과학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나요?

식물의 생리와 분자생물학을 다루지만 일반 독자를 위한 과학 교양서이므로, 식물과 생명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전문 지식이 많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Q5.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식물을 의인화해 신비로운 존재로 만드는 대신, 실제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식물의 감지와 행동, 기억, 생존 전략을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

식물은 말하지 않지만 침묵하는 존재도 아닙니다. 움직임이 느리고 표현 방식이 다를 뿐, 매 순간 주변을 감지하며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식물도 경험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책을 읽고 가장 놀라웠던 식물의 능력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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