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그 이후/인문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자신과 화해하려면 먼저 인정해야 할 것

이목집 2026. 10. 5. 06:14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자신과 화해하려면 먼저 무엇을 인정해야 할까

존 프레데릭슨 저 · 양재희 역 · 더블북 · 2026년 9월 16일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가장 오랫동안, 가장 자연스럽게 속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분명 힘든데 “나는 괜찮아”라고 말합니다. 상처받았으면서도 “별일 아니야”라고 넘기고, 이미 끝나가고 있는 관계에서도 “조금만 지나면 좋아질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상대가 잘못했는데도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봐”라며 자신을 탓합니다.

존 프레데릭슨의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은 바로 이 불편한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혹시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붙잡고 있는 생각은 아닐까요?

1. 우리는 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까

사람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모든 진실을 알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진실은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사실, 관계가 이미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 내가 실패했다는 사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잘못했다는 사실까지 우리는 쉽게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마음은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 “아직 기회가 있어.”
  • “저 사람이 변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야.”
  • “나는 화난 게 아니야.”
  •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돼.”
  •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거야.”

이런 생각 자체가 언제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을 바라보지 않기 위한 수단이 될 때입니다.

2. 자기기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기기만은 단순히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불편한 감정이나 현실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생각과 해석까지 포함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편한 현실
↓
두려움·슬픔·분노
↓
감정을 피하고 싶은 마음
↓
나에게 편리한 해석
↓
자기기만
↓
같은 문제의 반복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자기기만은 처음부터 나를 해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의 방식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나를 보호했던 방식이 오랫동안 반복되면 오히려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문제는 나일까, 너일까”

관계가 힘들어지면 우리는 흔히 두 방향 가운데 하나로 움직입니다.

“모두 저 사람 때문이야.”

또는 반대로

“결국 모두 내 잘못이야.”

그런데 두 생각 모두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면 상대방의 잘못이나 부당한 행동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누가 잘못했는가?”만 묻기보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라고 묻는 것입니다.

4. 환상은 잠시 우리를 보호한다

사람은 현실보다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믿고 싶어 할 때가 있습니다.

관계가 사실상 끝났는데도 상대방이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거나, 준비하지 않으면서도 언젠가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반대 방향의 환상도 있습니다.

  • “나는 아무것도 못 해.”
  • “사람은 절대로 믿으면 안 돼.”
  • “내 나이에 무슨 새로운 일을 해.”
  • “내 인생은 이미 늦었어.”

이 역시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하나의 굳어진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환상만 환상이 아닙니다.
“나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확신 역시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자기기만이 될 수 있습니다.

5. 우리가 자주 하는 자기기만

내가 하는 말 그 뒤에 숨을 수 있는 마음 다시 물어볼 질문
나는 괜찮아 상처를 인정하기 두려움 정말 괜찮은가?
나중에 하면 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나는 무엇을 피하고 있는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변화에 대한 부담 정말 바꿀 수 없는가?
저 사람이 변해야 해 내 선택을 미루고 싶은 마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너무 늦었어 도전이 두려운 마음 늦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자기기만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장을 왜 반복하고 있는지입니다.

6. 감정을 없애지 말고 읽어보기

우리는 불편한 감정이 생기면 빨리 없애려고 합니다.

슬프면 기분을 전환하려 하고, 화가 나면 무조건 참으려고 하며, 불안하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반드시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 슬픔 → 내가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분노 → 나의 중요한 경계가 침범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불안 →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질투 →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감정이 언제나 현실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감정을 무조건 믿는 것도,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감정을 어떻게 없앨까?”라고 묻기 전에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으며, 왜 이 감정을 피하고 싶은가?”
라고 질문해 보는 것입니다.

7. 자신과 화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과 화해한다는 말을 흔히 ‘나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화해하는 것은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에도 나를 사실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에 더 가까운지도 모릅니다.

내가 질투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것.
실패했다는 것.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
그리고 사실은 두렵다는 것.

이런 모습을 인정한다고 해서 사람이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정하지 않을 때 우리는 같은 문제를 반복하기 쉽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포기가 아닙니다.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 사실을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그렇다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8.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기 위한 5가지 연습

첫째, 내가 반복해서 하는 말을 적어봅니다.

“나는 원래 그래”, “어쩔 수 없어”, “다 저 사람 때문이야”처럼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둘째, 사실과 해석을 구분합니다.

“실패했다”는 사실과 “나는 실패한 사람이다”라는 해석은 다릅니다.

셋째, 감정의 이름을 정확하게 붙여봅니다.

그냥 “기분이 나쁘다”고 하지 말고 슬픈지, 화가 난 것인지, 두려운 것인지 구체적으로 바라봅니다.

넷째, 상대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다른 사람이 변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을 찾아봅니다.

다섯째,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미 알고 있으면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답보다 질문을 피하지 않는 태도가 먼저 필요합니다.

9. 나는 나에게 솔직한가? 자기점검 체크리스트

□ 힘든데도 습관적으로 “괜찮다”고 말한다.

□ 문제가 생기면 항상 특정 사람 탓이라고 생각한다.

□ 반대로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린다.

□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이미 끝난 관계나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 불편한 감정이 생기면 바로 다른 일로 피하려 한다.

□ 실패할까 두려워 시작을 계속 미룬다.

□ 다른 사람이 변해야 내 삶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미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있다.

□ 과거에 대한 후회 때문에 현재의 선택까지 미루고 있다.

체크가 많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체크리스트의 목적은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반복하고 있는 생각의 패턴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10. 인생 후반에는 더 필요한 질문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그 사람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누구에게나 마음 한구석에 이런 문장이 하나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사실은 바꿀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과거를 바라보는 지금의 태도와 앞으로의 선택입니다.

인생 후반에 필요한 것은 지나온 모든 시간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잘했던 선택과 잘못했던 선택, 얻은 것과 잃은 것, 기쁨과 후회를 함께 인정하면서도 남아 있는 삶을 선택하는 힘일 것입니다.

과거를 인정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현재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덮고 나에게 던져볼 7가지 질문

  1. 요즘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무엇인가?
  2. 나는 어떤 감정을 가장 인정하기 싫어하는가?
  3. 다른 사람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문제는 없는가?
  4.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없는가?
  5. 이미 알고 있으면서 인정하지 않는 현실은 무엇인가?
  6.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는가?
  7.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면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답을 서둘러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질문은 빠른 답보다 오래 남습니다.

FAQ|읽기 전에 궁금할 만한 질문

Q1.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인가요?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성공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으로 보기보다는, 자기기만과 감정 회피, 인간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생각해 보는 책에 가깝습니다.

Q2. 자기기만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요?

자신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언제나 정확하게 바라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보다 자신이 반복하는 패턴을 조금씩 알아차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3. 현실을 인정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때로는 그렇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정과 포기는 다릅니다.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이후의 선택도 현실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Q4. 특히 어떤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인가요?

같은 관계의 문제를 반복한다고 느끼는 사람,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는 사람,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한 사람, 그리고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분이라면 천천히 읽어볼 만합니다.

마치며|진실은 불편하지만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은 읽는 사람을 마냥 편안하게 해주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놓은 것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왜 같은 관계에서 반복해서 상처받는지, 왜 변하고 싶으면서도 변하지 않는지, 왜 현실보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붙잡고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목적은 자신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진실을 마주하는 이유는
자신을 벌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거짓말에 붙잡혀 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완벽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부족함도 인정하고, 상처도 인정하고, 잘못된 선택도 인정하면서 조용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래, 이것도 나였구나.”

자신과 화해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든 선택이 옳았다고 합리화하는 일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한 뒤, 이제부터의 삶은 조금 다르게 살아보겠다고 선택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은 그 출발점에서 자신에게 조금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책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요즘 스스로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말이 나를 지켜주는 말인지, 아니면 현실을 피하게 만드는 말인지 한번 생각해 보셨나요?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댓글로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들의 두 번째 청춘

삶을 다시 바라보고,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생각합니다.

— 이목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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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설명 : 존 프레데릭슨의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을 통해 우리가 불편한 현실과 감정을 피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살펴봅니다. 자기기만을 알아차리고 자신과 화해하며 더 온전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질문과 실천법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