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올라갈수록 마음은 낮아져야 한다|차석용 『하심』이 말하는 삶의 태도
하심: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
차석용 저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5일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무엇을 이루었는가부터 살펴봅니다.
얼마나 큰 회사를 이끌었는지,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냈는지, 어떤 위기를 극복했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인생의 후반부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조금 다를 때가 있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았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차석용의 『하심: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은 바로 그런 책입니다. 화려한 성공의 공식보다 그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사람, 배움, 원칙 그리고 겸손을 돌아보게 합니다.
목차
1. 왜 성공한 CEO는 ‘하심’을 이야기했을까
차석용은 오랜 기간 기업 경영의 최전선에 있었던 전문경영인입니다. 한국 P&G와 해태제과를 거쳐 LG생활건강을 장기간 이끌었고, 재임 기간 회사의 성장을 이끌면서 한때 그의 경영을 두고 ‘차석용 매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책을 썼다면 화려한 성공 비결이나 경영 전략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목은 뜻밖에도 ‘하심’입니다.
하심(下心)
마음을 낮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자신을 낮게 평가하거나 자신감을 버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배움 앞에서 겸손하며,
삶 앞에서 겸손한 태도.
이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되는 ‘하심’은 이런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자신의 능력에서만 찾지 않습니다.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 결정적인 순간에 받은 도움, 누군가의 믿음과 가르침을 돌아봅니다.
그래서 부제인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2. 하심은 자신을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낮춘다’고 하면 자신의 능력을 감추거나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겸손은 자신을 무능하게 생각하는 태도와는 다릅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가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기 쉽습니다. 성과가 쌓이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일도 점점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성공은 자신감을 주지만 동시에 위험한 착각도 만들어냅니다.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 생각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순간 사람은 배우는 것을 멈출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심은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 판단도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지혜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잘될 때 위기를 생각하는 사람
대부분의 사람은 일이 잘되지 않을 때 위기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조직을 이끈 사람들은 오히려 잘될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과가 좋을 때는 문제가 가려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 때문인지, 시장 환경과 운이 도와준 것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관리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미래를 준비하고,
관계가 좋을 때 상대를 더 배려해야 합니다.
문제가 터진 뒤 해결하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능력은 문제가 커지기 전에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4. 결국 조직도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차석용의 경영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기업은 숫자로 평가받습니다. 매출,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같은 지표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조직이 어려움을 겪을 때 단순히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듣고 있다고 느낄 때,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믿을 때
사람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원리는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 채 행동만 바꾸려고 하면 그 변화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5. 원칙은 결정의 순간에 드러난다
누구나 원칙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원칙은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드러납니다.
-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
- 잘못된 결정을 발견했을 때 침묵하지 않을 수 있는가?
-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가?
-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가?
- 문제가 생겼을 때 사실을 감추지 않을 수 있는가?
원칙은 평온할 때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손해와 이익이 충돌하는 순간 비로소 그 사람의 기준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좋은 원칙은 벽에 걸어놓는 멋진 문장이 아니라 어려운 순간에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어야 합니다.
6. 성공하는 사람과 오래가는 사람의 차이
| 구분 | 성공에만 집중하는 사람 | 오래가는 사람 |
|---|---|---|
| 성과 | 내 능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 주변의 도움과 환경도 돌아본다 |
| 실패 | 책임질 사람을 찾는다 | 배울 것을 찾는다 |
| 경험 | 내 판단을 확신한다 | 내 판단도 의심한다 |
| 사람 | 능력을 먼저 본다 | 사람의 마음도 살핀다 |
| 위기 | 문제가 생긴 뒤 대응한다 | 잘될 때부터 대비한다 |
| 성장 | 더 높이 올라가려 한다 | 높아질수록 더 배우려 한다 |
물론 현실에서는 두 유형을 이렇게 명확하게 나누기 어렵습니다. 우리 안에도 두 모습이 함께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성공 이후에도 배우고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남는 것입니다.
7. 인생 후반에는 더하기보다 낮추기
젊을 때는 무엇인가를 더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지식을 더 쌓고, 돈을 더 벌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그 과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욕심과 경쟁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다른 질문도 필요해집니다.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것인가가 아니라
높은 곳에서도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받은 것을 누구에게 돌려줄 것인가.
삶의 전반부가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면, 후반부는 자신이 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하심’은 단순한 겸손을 넘어 인생을 바라보는 하나의 태도가 됩니다.
8.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
책의 부제인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이라는 표현이 오래 남습니다.
소나기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인생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오랫동안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습니다. 어떤 사람의 짧은 한마디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만남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깨닫기도 합니다.
① 내가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② 내 가능성을 먼저 알아봐 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③ 잘못된 길을 갈 때 솔직하게 말해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④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⑤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한마디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조금 더 어려운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누군가의 삶에 어떤 사람으로 지나가고 있는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소나기였을까요. 아니면 피하고 싶은 폭우였을까요.
인생의 가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도 결국 내 삶의 일부입니다.
9. 오늘부터 실천해 볼 ‘하심’
좋은 책을 읽고 감동하는 것만으로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작더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하심 실천 체크리스트
□ 다른 사람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 모르는 것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 일이 잘될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을 떠올린다.
□ 문제가 생기면 남보다 먼저 내 판단을 돌아본다.
□ 나보다 경험이 적은 사람에게도 배울 점을 찾는다.
□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미루지 않는다.
□ 내가 받은 도움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돌려준다.
거창한 행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그때 도와주셔서 고마웠습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부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하심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10.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사람
『하심』은 단순히 한 CEO의 경영 경험을 담은 책으로만 읽기에는 아깝습니다.
경영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결국 책이 도착하는 곳은 사람과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어려운 문제는 높은 곳에 올라간 다음일지도 모릅니다.
계속 배울 수 있는가.
자신의 판단을 의심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의 성공이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는가.
높이 올라가는 능력과 높은 곳에서 자신을 낮추는 능력은 서로 다른 능력입니다.
어쩌면 오래 존경받는 사람은 첫 번째 능력보다 두 번째 능력을 더 오래 간직한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은 결국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어느 날 뒤돌아보면 알게 됩니다.
혼자 걸어왔다고 생각했던 길 위에도 사실은 수많은 사람의 믿음과 배려, 도움이 소나기처럼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 삶에 내렸던 가장 아름다운 소나기는 누구였습니까?
그리고 이제부터 나는
누구의 삶에 따뜻한 소나기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하심』은 어떤 책인가요?
차석용이 오랜 경영 현장과 삶에서 만난 사람, 배움, 위기와 선택을 돌아보며 겸손과 원칙,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Q2. 일반적인 CEO 성공담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성공 방법만을 강조하기보다 자신을 성장시킨 사람들과 경험을 돌아보고, 성공 이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Q3. 경영에 관심이 없어도 읽을 만한가요?
그렇습니다. 경영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사람과 관계, 배움, 위기를 대하는 태도와 인생의 원칙이라는 관점에서 읽으면 일반 독자에게도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Q4. 특히 어떤 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인가요?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분, 조직에서 사람을 이끄는 분,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분, 그리고 인생 후반을 조금 더 단단하게 준비하고 싶은 분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하심』을 읽고 나면 성공에 대한 질문이 조금 달라집니다.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가?”보다
“높이 올라간 뒤에도 마음을 낮출 수 있었는가?”
그리고 성공의 기억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이 결국 사람의 기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는 누구였나요?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짧게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이목집
우리들의 두 번째 청춘
하심, 차석용, 하심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 차석용 하심, 하심 책 리뷰, 차석용 책, 열린책들, CEO 추천도서, 리더십 책, 인생 후반 추천도서, 겸손, 리더십, 삶의 태도, 자기계발 추천도서
'퇴직 그 이후 >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달러 없는 미래』 서평|달러보다 강한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9) | 2026.09.02 |
|---|---|
|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진 다음은? 『초풍요의 시대』가 그린 미래 (19) | 2026.08.26 |
|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부의 갈림길, 대전환 시대의 투자 전략" (12) | 2026.06.20 |
| "1929년 월스트리트 붕괴, 지금 우리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을까?" (21) | 2026.06.18 |
| 「AI 시대, 돈과 인재는 어디로 몰리는가 – 『혁신의 지리학』을 읽고」 (19) | 202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