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질서가 무너진 시대,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 『질서 없음』을 읽고

이목집 2025. 10. 24. 16:05

질서가 무너진 시대,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 『질서 없음』을 읽고

헬렌 톰슨 저 | 김승진 역 | 윌북(willbook) | 2025년 10월 20일

1. 혼란의 시대, 질문에서 시작하다

요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의 오류가 되고, 뉴스 한 줄이 하루 만에 묻히는 시대입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묻습니다. “도대체 세상은 왜 이렇게 불안정해졌을까?”

케임브리지 정치경제학자 헬렌 톰슨은 『질서 없음』에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치, 경제, 에너지라는 세 프레임을 제시합니다. 그녀는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질서가 무너지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며 우리가 겪는 불안을 세계사의 큰 맥락 속에 놓습니다.

2. 정치의 프레임 – 흔들리는 지도자의 세계

한때 세계의 중심은 분명했습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던 단극 체제(unipolar order)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중국, 러시아, 유럽, 중동이 각자의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다극화된 세계가 등장했습니다.

톰슨은 이를 단순한 권력 다툼이 아니라 정치적 질서의 해체로 봅니다. 민주주의의 신뢰가 약해지고, 사회 내부의 균열이 커지는 현상은 결국 “정치의 중심이 사라졌다”는 신호입니다.

개인의 삶도 이와 비슷합니다. 예전엔 ‘올바른 길’이 분명했지만, 지금은 무엇이 옳은가보다 무엇이 나다운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습니다. 이 혼란을 탓하기보다, 정치와 사회가 겪는 변화를 인류 전체의 방향 전환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3. 경제의 프레임 – 성장의 피로와 불평등의 덫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겉으로는 회복된 듯 보였지만 내면은 여전히 병들어 있습니다. 돈은 돌지 않고 쌓이고, 기술과 자본은 일부에 집중되었습니다.

톰슨은 이러한 구조를 “엔진이 꺼진 자본주의”라 부릅니다. 성장이 둔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사람들은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시대 경제 질서의 특징 결과
20세기 중반 산업 중심의 실물경제, 성장 중심 패러다임 중산층 강화, 사회 안정
21세기 초 금융 중심, 데이터와 기술 자본 집중 격차 심화, 구조적 불안

우리의 재정 불안, 은퇴 이후의 고민도 결국 이 거대한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세계의 불안이 개인의 불안으로 번져온 시대— 바로 그것이 톰슨이 진단하는 현실입니다.

4. 에너지의 프레임 – 전환의 혼돈 속 권력의 이동

석유는 지난 세기 인류 질서의 근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에너지 전환(Transition)이 새로운 불안의 근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불안,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새로운 갈등의 축을 만들고 있습니다.

톰슨은 “에너지는 단지 자원이 아니라 권력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어느 나라가 에너지를 통제하느냐가 곧 세계 질서를 결정합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권력의 재편을 의미하지요.

결국 이 변화의 본질은 불확실성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 과정이 또 다른 혼란을 낳는 시대. 그녀는 말합니다. “질서 없음은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로 향하는 과도기다.”

5. 질서 없음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태도

『질서 없음』은 단순한 비관의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혼돈 속에서도 구조를 읽어내는 통찰을 줍니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칙이 아니라 자신만의 프레임입니다.

“불안 속에서도 구조를 보라. 질서가 무너지는 지금이야말로, 자신만의 질서를 세워야 할 때다.” – 헬렌 톰슨

정치는 흔들리고, 경제는 불안정하고, 기후는 위태롭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나의 질서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용기일 것입니다.

6. 다시, 나의 프레임으로 돌아가기

『질서 없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습니까?” 세상이 주는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이 믿는 가치와 관계, 삶의 속도를 다시 그려보라는 메시지입니다.

결국 질서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태도— 그것이 우리 두 번째 청춘의 또 다른 이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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